결혼 준비는 대부분 신부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스튜디오 촬영도 예비 신랑은 약간 조연 역할을 하는 느낌(?)이고, 드레스는 말 그대로 신부가 입을 드레스를 고르는 일이니 그렇구요. 헤어/메이크업도 남자는 사실 형식적으로 하고 예비신부들을 위한 행사지요. 물론 미적 감각이 뛰어나고 결혼의 로망이 있는 비중이 여성이 더 높다보니 생기는 일인듯 합니다.

 

 하지만 K-웨딩업계에서 남자가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 간혹 가다가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도 이에 해당됩니다. 바로 "신랑 예복" 맞추기 인데요. 오로지 예비신랑만을 위한 과정이기도 하고 옷을 맞추어 입는다는 그 과정이 무언가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느낌이 있습니다. 신랑 예복에 대한 개념글은 차후 작성하고, 오늘은 제가 방문했던 루쏘소 압구정점 후기 위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왜 "루쏘소"를 골랐나?

 사실 K-웨딩의 손길은 신랑 예복에도 이미 뻗쳐있습니다. 수많은 업체들이 외국 원단, 테일러 등을 이유로 상당히 높은 가격의 웨딩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적당하게 중간만 가려고 해도 대부분 최소 100 이상을 요구하더라구요. 제가 계약한 플래너 업체와 제휴된 예복샵도 다들 가격이 제법 나갔습니다. 극한의 가성비충인 저에겐 용납될 수 없지요. 하지만 루쏘소는 100만원 이하에 외국 원단으로 웨딩 패키지를 마련할 수 있어서 제게는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로 보였습니다. 

루쏘소는 매달 이태리/영국 원단 1개씩 할인 패키지를 제공하는듯... (출처 : 루쏘소)

 

 그리고 맥X웨 같은 웨딩카페에서 수많은 분들이 방문하고 후기를 남긴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타업체 대비 압도적인 가성비 때문인지(남자들은 역시 가성비를 따지게 됨) 타업체 후기글보다 훨씬 글이 많았습니다. 일단 남들이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2. 왜 "압구정점"을 골랐나?

 일단 K-웨딩의 특성상 강남에 대부분의 샵들이 몰려있고, 그 중에서도 청담 쪽에 많은 업체들이 있습니다. 사실 편하게 동선을 짜고 싶으면 청담이 답이지만, 저는 베뉴가 강남이 아니기도 했고 시간이 많지 않았던 터라 상대적으로 인원이 덜 몰리게 되는 지점을 찾고 싶었습니다. 압구정점은 신사와 압구정 사이 정도에 있어서 위치도 나쁘지 않았고, (물론 이조차 잡기 어려웠지만) 비는 시간대도 제 일정과 적당히 맞았습니다. 겸사 겸사 가로수길에서 점심도 먹었네요. 굳이 남들 많이 가는 청담본점을 고집하지 않아도 본사에서 컨트롤을 잘 한다고 하니, 압구정점이 블루오션처럼 느껴지네요.

 

 3. 본격적인 방문

  전화로 예약 날짜 및 시간을 잡고, 해당 시간에 방문하였습니다. 위치는 말씀드린대로 신사와 압구정 사이인데, '신사목련공원' 근처네요. 압구정역에서 도보로 약 5분, 신사역에서 도보로 약 15분 정도 되니 자차 없이도 방문에 부담은 없겠네요. 저도 대중교통 타고 걸어서 갔습니다.

 

https://naver.me/xorauMGG

 

루쏘소 압구정점 : 네이버

방문자리뷰 8 · 블로그리뷰 17

m.place.naver.com

 

 방문하니 단발머리의 멋있는 남자 사장님께서 저희를 맞아주셨습니다. 손님이 많다보니 1시간에 1명을 받고 있으시다고 하네요. 제가 갔을때도 바삐 업무를 처리하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반갑게 맞아주셨고, 제품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우선 소위 대여복, 구두 등이 포함된 웨딩 패키지를 택하게 되었고, 채촌(몸의 수치를 재는 것)을 하고, 소매 끝, 셔츠 카라, 자켓 뒷부분 트임 등 디테일을 상담하였습니다. 웨딩 패키지 중에서는 요즘에는 결혼식 당일에도 턱시도를 잘 안하기도 하고, 스튜디오 촬영때 대여복이 2벌 있으면 아무래도 마음이 든든~하기 때문에, 패키지 B를 많이들 택한다고 해서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보통은 B를 많이 고릅니다(출처 : 루쏘소)

 

접니다... (출처 : 본인)

처음 방문하게 되면 수많은 옷들이 걸려 있어서 참 신기합니다. 이미 주문하고 가신 분들이 픽업할 옷들인데요. 많은 옷들이 걸려있다는 것은 그만큼 손님들이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나름 신뢰가 가네요. 제가 상담하던 1시간 동안에도 두어분 정도가 픽업을 해가시더라구요. 그렇다고 제 상담에 딱히 방해가 되진 않았습니다.

 

한벌에 80만 잡아도 매출 가늠이 된다... 부럽다... (출처 : 루쏘소)

구두의 경우 웨딩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는데요. 사실 제가 신는 구두는 5~6년전에 사서 구두 안쪽이 많이 벗겨지기도 했고, 최근에 결정적으로 구두끈이 툭 하고 끊겨서 사실상 사무실 슬리퍼 용도로 쓰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잘됐다 싶네요. 근데 패키지여서 구두 재질이 어떨까 좀 걱정은 됐는데, 눈으로 보니 제법 괜찮은 듯 해서 맘이 놓였습니다. 구두도 디자인이나 색깔이 여러 종류가 있어서 제 마음대로 고를 수 있었네요.

 

사장님의 등도 살포시 한컷... (출처 : 본인)

셔츠 디테일을 골라보라고 룩북을 주셔서 보다가, 뒤를 돌아보니 셔츠 카라별로 실물을 전시해놓으셨네요. 그 아래에는 대여복으로 픽업 예정인 옷들이 걸려있습니다. 대여복도 종류가 정말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 정도였는데요, 우선 맘에 드는 디자인을 고르고 저의 스튜디오 촬영일에 대여가 가능한지 일정을 맞춰주십니다. 저는 정장은 다크네이비로 맞춰서, 베이지 색깔 하나, 하늘색 하나를 골랐습니다.

 

왼쪽에서 3번째 컬러를 대여복으로 골랐습니다 (출처 : 본인)

 상담이 끝나고 나오려던 차에, 문 옆에 코트 샘플이 걸려있네요. 코트도 맞춤으로 만들고 계시다고 하고, 프로모션 행사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사실 예비신부가 제가 원래 입는 코트가 정말 마음에 안든다고 새로 하나 사주겠다고 했었는데, 루쏘소 맞춤 코트도 후보 중 하나에 들어와버렸네요. 개인적으로 코트 꼭 필요하지 않고 롱패딩(...)을 입는게 따뜻하고 좋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하시니 일단 검토는 해보려합니다. 코트를 걸쳐보진 않았는데 재질이 울/울캐시혼방/캐시로 나뉘어있고 원하는대로 선택하면 된다고 하니, 가벼운걸 좋아하시면 캐시미어 혼방을 늘려나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울 39, 울캐시 54, 캐시129이니 가격도 솔직히 타 브랜드 대비 꽤나 저렴한 편이긴 합니다. 

코트가 나름 괜찮아보인다... (출처 : 본인)

 예복이 완성되고 나면 한차례 더 맞는지 확인을 해보고 최종 제작을 하게 되니, 사이즈 걱정되 없습니다. 루쏘소 압구정점 방문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고, 혹시나 예복 맞추실 생각 있으시면 후보군에 넣어두시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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