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때 남자들의 역할은 정말 크지 않습니다. 대부분 예비 신부의 취향을 따라가게 되며, 예비 신부들이 남자들보다 확고한 취향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 드레스, 메이크업 등 대부분이 예비 신부가 당사자가 되고 예비 신랑은 조연 정도의 역할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남자가 주된 역할을 해야만 하고, 눈치도 빨라야 하고 센스도 있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프로포즈 입니다. 프로포즈를 어떤 형식으로 하는지는 논외로 하고, 어떤 물건을 좋아할까? 이걸 알아내는게 참 어렵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로포즈 선물을 무엇으로 해야할지, 그리고 제가 구매한 반클리프아펠의 '마더 오브 펄' 목걸이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1. 뭘 좋아하는 줄 알고 고르지...?

 답은 간단합니다. 물어보면 됩니다. 미리 물어보고 사는게 로맨틱하지 않고 서프라이즈가 아니어서 고민이시라구요? 그렇다면 확률에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대화를 통해서 떠보고, 이건어때 저건어때 누가 샀다더라 하는 과정을 통해 예비 신부는 다 눈치채게 될 것입니다. 예비 신부가 맘에 들어할 좋은 걸 사주고싶은 마음이라면, 그냥 쿨하게 물어봅시다! 

'아무거나 다 좋아요'를 진짜로 믿으면 안된다... (출처 : 구글 검색)

 

 저도 처음에는 혼자서 이런저런 브랜드의 매장을 가보고, 반지/목걸이/가방 등을 혼자 보고왔는데, 확신도 들지 않았고 무엇보다 물욕이 적은 예비 신부의 의중을 알아내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딱히 욕심이 없던 그녀는 '나 이거 꼭 갖고싶다'가 없었기 때문이지요(어찌보면 감사한 일). 결국 저도 솔직하게 의견을 물어보게 되었고, 그 뒤로는 물건을 같이 보러 다녔답니다.

 

2. 보통은 어떤 걸 사지...?

 세상에 '보통'은 없고 각자 환경에 맞추어 사는 것이지만, 아무래도 프로포즈 선물로 많이들 구매하시는 품목이 있습니다. 맥X웨 같은 카페에 '프로포즈 게시판'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금액대도 천차만별이고 품목도 다양하지만 대충 추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다이아반지

 티파니 솔리테어링(6프롱)을 제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프롱'은 '발'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라네요. 다이아를 받치고 있는 발이 6개라는 의미로, 티파니 특유의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프로포즈때 티파니 다이아 반지를 해야한다는 마케팅으로 성공했다고 알고 있고요. 상당히 고전적잉고, 모두가 좋아할법한 선택지입니다. 무난무난...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의 여파로 가격이 급등해서, 최근에는 다이아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웬만한 5부는 7~900 선에서 판매되는 것 같습니다. 다 좋긴한데 웨딩밴드 디자인에 따라 같이 차고 다니기에 안 어울릴 수 있고, 웨딩밴드가 있는데 또 반지를...? 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합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티파니 매장을 보는 오드리 헵번... (출처 :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2) 목걸이

 아무래도 프로포즈로 엄청 많이한다? 는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나름 단골손님에 해당됩니다. 반클리프아펠 마더오브펄, 불가리 비제로원, 불가리 디바스드림 등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고, 종종 티파니 다이아 솔리테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금액대는 3~500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3) 가방

가방은 정말 실용적이면서 오래 쓰고, 또 브랜드가 디자인에서 티가 나기 때문에 꽤나 유용한 선택지입니다. 디올 레이디백, 루이비통 카퓌신, 샤넬 클래식미듐을 보통 많이 하는 듯 하며, 제품 및 사양에 따라 좀 다르지만 1000만원 좀 안되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카퓌신 악어가죽은 3천만원짜리도 본 것 같네요.

 

3. 그래서 뭘 샀나: 반클리프아펠 마더오브 펄

 그래서 제가 결국 뭘 샀을까요? 사실 제가 샀다기 보다는 예비 신부가 물건을 잘 골라주었기에 살 수 있었으므로 '같이 샀다'가 더 좋은 표현이겠네요. 많은 물건들을 둘러보고 저희는 반클리프아펠의 '마더 오브 펄' 목걸이를 구매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티파니 다이아 솔리테어링은 웨딩밴드랑 매치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카퓌신은 들기에 무거워서... 백화점 내 여러 브랜드를 주말마다 돌아다니며 물건을 실제로 눈으로 본 결과, 마더 오브 펄을 낙점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한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마더 오브 펄 인기 컬러인 화이트와 오닉스(검정)는 워낙 사려는 사람이 많아서 입고되자마자 팔린다는 점이었습니다. 물건이 언제 입고될지도 모르고요. 그래서 어떡하지? 하는 생각으로 시간이 지나고 있었는데, 저희가 마침 서울에 갈 일이 있어서 그 기회를 삼아 아침에 압구정 갤러리아 개점 시간에 맞춰 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개점하고 까르띠에에서 웨딩밴드 구경을 우선 하고(까르띠에는 웨이팅이 많아서 먼저 봐야함), 그 뒤 반클리프아펠에 별 기대없이 방문했는데 때마침 화이트와 오닉스가 운좋게 있어서, 화이트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될놈될입니다.

재고에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걸이님... (출처 : 본인)

 화이트 자개가 영롱하네요. 제 눈에는 칼세돈으로 만든 제품도 괜찮았었는데 말이죠. 오닉스도 눈으로 보기에 이뻤습니다. 예비 신부가 목걸이를 마음에 들어하니 그게 제일 좋네요. 프로포즈 선물 구매는 역시 수요자 맞춤형으로 가야한다는 사실을 또 깨닫게 됩니다...

 결혼 준비는 대부분 신부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스튜디오 촬영도 예비 신랑은 약간 조연 역할을 하는 느낌(?)이고, 드레스는 말 그대로 신부가 입을 드레스를 고르는 일이니 그렇구요. 헤어/메이크업도 남자는 사실 형식적으로 하고 예비신부들을 위한 행사지요. 물론 미적 감각이 뛰어나고 결혼의 로망이 있는 비중이 여성이 더 높다보니 생기는 일인듯 합니다.

 

 하지만 K-웨딩업계에서 남자가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 간혹 가다가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도 이에 해당됩니다. 바로 "신랑 예복" 맞추기 인데요. 오로지 예비신랑만을 위한 과정이기도 하고 옷을 맞추어 입는다는 그 과정이 무언가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느낌이 있습니다. 신랑 예복에 대한 개념글은 차후 작성하고, 오늘은 제가 방문했던 루쏘소 압구정점 후기 위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왜 "루쏘소"를 골랐나?

 사실 K-웨딩의 손길은 신랑 예복에도 이미 뻗쳐있습니다. 수많은 업체들이 외국 원단, 테일러 등을 이유로 상당히 높은 가격의 웨딩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적당하게 중간만 가려고 해도 대부분 최소 100 이상을 요구하더라구요. 제가 계약한 플래너 업체와 제휴된 예복샵도 다들 가격이 제법 나갔습니다. 극한의 가성비충인 저에겐 용납될 수 없지요. 하지만 루쏘소는 100만원 이하에 외국 원단으로 웨딩 패키지를 마련할 수 있어서 제게는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로 보였습니다. 

루쏘소는 매달 이태리/영국 원단 1개씩 할인 패키지를 제공하는듯... (출처 : 루쏘소)

 

 그리고 맥X웨 같은 웨딩카페에서 수많은 분들이 방문하고 후기를 남긴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타업체 대비 압도적인 가성비 때문인지(남자들은 역시 가성비를 따지게 됨) 타업체 후기글보다 훨씬 글이 많았습니다. 일단 남들이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2. 왜 "압구정점"을 골랐나?

 일단 K-웨딩의 특성상 강남에 대부분의 샵들이 몰려있고, 그 중에서도 청담 쪽에 많은 업체들이 있습니다. 사실 편하게 동선을 짜고 싶으면 청담이 답이지만, 저는 베뉴가 강남이 아니기도 했고 시간이 많지 않았던 터라 상대적으로 인원이 덜 몰리게 되는 지점을 찾고 싶었습니다. 압구정점은 신사와 압구정 사이 정도에 있어서 위치도 나쁘지 않았고, (물론 이조차 잡기 어려웠지만) 비는 시간대도 제 일정과 적당히 맞았습니다. 겸사 겸사 가로수길에서 점심도 먹었네요. 굳이 남들 많이 가는 청담본점을 고집하지 않아도 본사에서 컨트롤을 잘 한다고 하니, 압구정점이 블루오션처럼 느껴지네요.

 

 3. 본격적인 방문

  전화로 예약 날짜 및 시간을 잡고, 해당 시간에 방문하였습니다. 위치는 말씀드린대로 신사와 압구정 사이인데, '신사목련공원' 근처네요. 압구정역에서 도보로 약 5분, 신사역에서 도보로 약 15분 정도 되니 자차 없이도 방문에 부담은 없겠네요. 저도 대중교통 타고 걸어서 갔습니다.

 

https://naver.me/xorauMGG

 

루쏘소 압구정점 : 네이버

방문자리뷰 8 · 블로그리뷰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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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하니 단발머리의 멋있는 남자 사장님께서 저희를 맞아주셨습니다. 손님이 많다보니 1시간에 1명을 받고 있으시다고 하네요. 제가 갔을때도 바삐 업무를 처리하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반갑게 맞아주셨고, 제품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우선 소위 대여복, 구두 등이 포함된 웨딩 패키지를 택하게 되었고, 채촌(몸의 수치를 재는 것)을 하고, 소매 끝, 셔츠 카라, 자켓 뒷부분 트임 등 디테일을 상담하였습니다. 웨딩 패키지 중에서는 요즘에는 결혼식 당일에도 턱시도를 잘 안하기도 하고, 스튜디오 촬영때 대여복이 2벌 있으면 아무래도 마음이 든든~하기 때문에, 패키지 B를 많이들 택한다고 해서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보통은 B를 많이 고릅니다(출처 : 루쏘소)

 

접니다... (출처 : 본인)

처음 방문하게 되면 수많은 옷들이 걸려 있어서 참 신기합니다. 이미 주문하고 가신 분들이 픽업할 옷들인데요. 많은 옷들이 걸려있다는 것은 그만큼 손님들이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나름 신뢰가 가네요. 제가 상담하던 1시간 동안에도 두어분 정도가 픽업을 해가시더라구요. 그렇다고 제 상담에 딱히 방해가 되진 않았습니다.

 

한벌에 80만 잡아도 매출 가늠이 된다... 부럽다... (출처 : 루쏘소)

구두의 경우 웨딩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는데요. 사실 제가 신는 구두는 5~6년전에 사서 구두 안쪽이 많이 벗겨지기도 했고, 최근에 결정적으로 구두끈이 툭 하고 끊겨서 사실상 사무실 슬리퍼 용도로 쓰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잘됐다 싶네요. 근데 패키지여서 구두 재질이 어떨까 좀 걱정은 됐는데, 눈으로 보니 제법 괜찮은 듯 해서 맘이 놓였습니다. 구두도 디자인이나 색깔이 여러 종류가 있어서 제 마음대로 고를 수 있었네요.

 

사장님의 등도 살포시 한컷... (출처 : 본인)

셔츠 디테일을 골라보라고 룩북을 주셔서 보다가, 뒤를 돌아보니 셔츠 카라별로 실물을 전시해놓으셨네요. 그 아래에는 대여복으로 픽업 예정인 옷들이 걸려있습니다. 대여복도 종류가 정말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 정도였는데요, 우선 맘에 드는 디자인을 고르고 저의 스튜디오 촬영일에 대여가 가능한지 일정을 맞춰주십니다. 저는 정장은 다크네이비로 맞춰서, 베이지 색깔 하나, 하늘색 하나를 골랐습니다.

 

왼쪽에서 3번째 컬러를 대여복으로 골랐습니다 (출처 : 본인)

 상담이 끝나고 나오려던 차에, 문 옆에 코트 샘플이 걸려있네요. 코트도 맞춤으로 만들고 계시다고 하고, 프로모션 행사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사실 예비신부가 제가 원래 입는 코트가 정말 마음에 안든다고 새로 하나 사주겠다고 했었는데, 루쏘소 맞춤 코트도 후보 중 하나에 들어와버렸네요. 개인적으로 코트 꼭 필요하지 않고 롱패딩(...)을 입는게 따뜻하고 좋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하시니 일단 검토는 해보려합니다. 코트를 걸쳐보진 않았는데 재질이 울/울캐시혼방/캐시로 나뉘어있고 원하는대로 선택하면 된다고 하니, 가벼운걸 좋아하시면 캐시미어 혼방을 늘려나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울 39, 울캐시 54, 캐시129이니 가격도 솔직히 타 브랜드 대비 꽤나 저렴한 편이긴 합니다. 

코트가 나름 괜찮아보인다... (출처 : 본인)

 예복이 완성되고 나면 한차례 더 맞는지 확인을 해보고 최종 제작을 하게 되니, 사이즈 걱정되 없습니다. 루쏘소 압구정점 방문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고, 혹시나 예복 맞추실 생각 있으시면 후보군에 넣어두시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결혼 준비는 사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제 1순위겠지만, 그건 제가 쉽게 조언드릴 수 없을 것 같아 가장 기초단계인 예식장 정하기부터 글을 써볼까 합니다. 사실 예식장은 시설도 천차만별, 장소도 제각각, 식사 꽃장식 등등도 너무나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설명드리기는 힘들지만, 대략적으로 감을 잡기 위한 용도로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K-웨딩 업계에서는 예식장을 '베뉴(VENUE)'라고 부르더라고요. 저도 앞으로는 베뉴라고 부르겠습니다.

 

1. 베뉴의 종류

 베뉴는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누어집니다.

 

 - 일반 베뉴 : 대관료 최대 5~700만원 사이로, 말 그대로 일반적이고 무난하게 예식을 치를 수 있는 곳들을 의미합니다. 밥도 무난, 꽃장식도 무난, 제일 중요한 "비용"도 무난무난... 하객 입장에서 축의금을 10 이상을 해야하나 전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곳입니다. 예를 들자면 아펠가모가 있겠네요. 이하 조금 더 견적이 저렴한 곳들도 있긴 합니다. 대부분의 분들은 여길 택하게 됩니다.

 

 - 호텔 베뉴 : 호텔도 급에 따라 나뉘겠지만, 라마다신도림 처럼 그나마 저렴(??)한 호텔도 있는 반면 롯데호텔, 신라호텔 영빈관 같은 특급호텔에서 하게되면 당연히 억 소리가 나게 됩니다. 꽃장식도 옵션이 많고 화려하며, 식사도 예식과 동시에 진행되며 코스로 나오는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글을 찾아볼 정도로 가성비있는 곳을 찾는다면, 당연히 선택지에서 제외하게 됩니다. 간혹 인터넷에 '친구가 예식을 호텔에서 하는데, 축의금으로 10만원은 부족할까요?' 라는 댓글이 달리는 베뉴들이 있는데, 그곳들이 바로 이곳입니다!

 

 - 야외 베뉴 : 야외 결혼을 꿈꾸는 분들이 요즘 많아지시는데, 그런 분들을 위해 특화된 곳입니다. 딱히 베뉴라고 부르기에 뭐한 공원같은 곳을 빌려서 하는 분들도 있고, 야외 전용 장소가 있는 베뉴가 따로 있기도 합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알아서 꽃장식 등 개별 업체를 컨택해야하는 매우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효율적인 K-웨딩에서는 쉽사리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리고 날씨의 영향을 너무많이 받기 때문에, 위험 요소가 있습니다.

 

야외 결혼식에서 비가 온다면... 크러쉬를 축가로 섭외합시다(출처 : KBS)

 2. 어디에 있나

 베뉴를 정할때 또 중요한 것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서울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사실 대부분의 베뉴는 강남 쪽에 몰려있습니다. 그 이유는 강남이 K-웨딩 산업의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헤어/메이크업 샵에서 출발해서 헬퍼가 가져온 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도착해서 예식을 치르고 끝나고 혼주한복, 드레스를 반납하기에 최적의 동선을 만들기 위해, 각종 업체가 집적되어있습니다. 따라서 베뉴를 탐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강남 쪽을 보게 되긴 합니다.

 

K-웨딩의 메카 강남...(출처 : 네이버 지도)

 

 그래도 아무튼 베뉴를 정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다보면, 아래와 같은 단점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 강남 : 은근 지하철역 바로 앞이 없음, 주차하기 어려운 곳들이 제법 있음(예를 들자면 더채X앳청담........)

 - 시청/광화문 : 무난한 가격대나 동선이 짜여진 곳이 별로 없음(언덕에 위치한 라X체 라던가............)

 - 여의도/영등포 : 서울 서쪽에 살지 않는 이상 대중교통이나 자차로 가기에 너무나도 멀다

 - 잠실 : 마찬가지로 동쪽에 살지 않는 이상...

 

 철저히 본인의 선택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사정을 잘 고려해서 선택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최근 코로나19 이후 예식 수요가 폭발해서 어차피 시간 장소 되는 남는곳에서 진행하게 되실 겁니다! 베뉴 고르느라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3. 어느 계절/요일/시간대로 잡아야 하나

 결혼이 급한게 아니라면 보통 1년 내로 텀을 두고 예식장을 잡아보려고 할 것입니다. 제일 성수기인 3~6월(따뜻한 봄바람을 맞이하여...), 9~11월(가을 선선한 바람속...)이라면 미리미리 1년 전부터 예식 날짜를 잡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어떻게든 한군데라도 남는 시간대는 있기 마련이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상사 다 환경에 맞춰가며 제한된 선택지 하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되지요.

 

 한편 요일이 고민이 많으실텐데요. 돈많은 백수 커뮤니티에서 평생을 사시는게 아니라면, 평일 예식을 하는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토요일이냐 일요일이냐의 문제인데요. 사람들이 워낙 토요일을 선호하다 보니 토요일 일자가 먼저 빠지고, 일요일보다 동시간대 대비해서 견적도 조금 더 나올 수 있습니다(개인적으로는 일요일에 하객으로 참석했을 때 싫은 적은 없었는데, 남들은 다음날 출근할때 피곤하다고 일요일을 싫어한다고 하네요.).

 

 시간대도 마찬가지인 것이 애매하게 이른 시간(11시)이나 애매하게 늦은 시간(2~3시), 또는 아예 저녁(18시)으로 가버리게 되면 하객들의 원성을 맞이하게 됩니다. 11시는 지방하객은 새벽같이 일어나야 하고, 너무 이르네 어쩌네 졸리네... 2~3시는 일찍와서 밥을 먹기도 애매하지 않느냐... 18시는 저녁에는 쉬어야지 너무한거 아니냐... 결국 남는건 12~1시입니다.

 

 다만, 비인기 계절, 요일, 시간대를 고르게되면 아무래도 할인이 좀 더 들어가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베뉴를 다소 급하게(예식 4달전) 잡는 바람에 소위 말하는 '잔여타임'이자 '비수기'로 날짜를 정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중복으로 할인이 들어가게 되어서 꽤나 싼 가격에 예약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재밌는 점은 잔여타임임에도 토요일 13시였습니다. 결국 노력하다보면 통하기 마련이네요.

 

4. 식장/시간을 골랐다면 뭘 체크해봐야 하나

 식장을 골랐다면, 식장 내에서 옵션을 잘 챙겨봐야 합니다. 신랑/신부 입장시 3중주 악단이 연주를 하는지? 꽃장식은 어떤지? 음료/주류 서비스는 있을지? 신부 대기실과 식장간 동선이 괜찮은지? 혼주가 옷을 갈아입을 공간이 있는지? 그 공간에는 자물쇠가 달린 사물함은 있는지? 주차장은 건물 내부인지 외부인지? 지방 하객이 있다면 대절버스를 세워놓을 공간이 있는지? 등등... 너무나도 챙길 것들이 많지만 순서대로 차근차근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하객 입장에서 : 밥이 맛있을지? 무료주차는 얼마나 제공되는지? 주차장은 넒을까? 애기들 밥은 따로 나오는지(이 경우 베뉴에 따라 따로 식권 안받는 경우도 있음)? 음료/주류는 잘 나오는지? 엘리베이터는 많이 있나(기다리면 짜증남)?

  (2) 혼주 입장에서 : 내가 옷 갈아입을 곳은 있는지? 사물함은 있을까? 주위 친척들 보기에 식장이 너무 후줄근해서 민망하진 않을까? 어르신 친척분들이 오시기에 편할까?

  (3) 신랑신부 입장에서 : 꽃장식은 어떻게 되지? 3중주 악단 같은건? 웨딩카/혼주메이크업 서비스는? 식대 할인이나 대관료 할인은 추가로 안될지(맥X웨 같은 곳에서 비슷한 날짜 시간대에 할인받았다는 글을 보여주면 추가 할인 해주기도 함)? 신부가 드레스입고 대기실에서 식장까지 가는 동선은 멀지 않을지? 식장 내 조명은 어떨지 등등...

밥이 제일 중요하다니까...(출처 : 침착맨 유튜브)

 

 참고로 저는 잔여할인, 비수기할인을 받았기 때문에, 3중주 연주나 꽃장식 등등은 전부 비용을 받지 않았었네요(물론 안받는게 아니라 어딘가에 포함되어 있겠지만 형식적으로...). 식대도 할인받았고, 음료/주료도 서비스로 받았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 줄어들고, 각종 규제도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미뤄놓았던 것들이 한꺼번에 분출되어 나오기 시작합니다. 외국 여행, 각종 보복소비 등...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정말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듯한 업계가 있으니, 바로 웨딩업계입니다. 결혼식을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올리지 못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예식장 예약 전쟁을 펼치고 있다 하니, 결혼이 쉽지많은 않네요.

 

https://www.hani.co.kr/arti/economy/consumer/1039197.html

 

“우리, 미뤄뒀던 결혼 합니다!” 일상회복 타고 결혼식 ‘폭발’

코로나 탓 미뤘던 결혼식 봇물웨딩멤버스·남성 정장 판매율 껑충“올해는 결혼 비수기도 사라질 듯”

www.hani.co.kr

 

 결혼이 뚝딱 두 사람이 만나서 사랑을 맹세하고 끝난다면 좋겠지만, K-웨딩의 세계에서 이런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예식장(베뉴) 예약, 스드메 업체 선정 및 계약(드레스 투어, 각종 가봉 및 스튜디오 촬영 준비 등), 본식 스냅 및 DVD 업체 고르기, 혼주한복 및 헤어메이크업, 남자 예복 등등... 결정해야할 것만 수십가지이며 그 와중에 주위 사람들을 잘 신경써야 하는 고도의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 지 도저히 모르겠는 분들을 위해, 우선 개괄적인 순서만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

 - 제일 중요하고, 이것이 없으면 결혼 시작 자체를 할 수가 없습니다.

 - 이후 양가에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음을 알리고, 간단히 양가를 찾아뵙는 식사 자리를 갖도록 합시다.

 - 상견례는 예식장을 잡거나, 잡기 전에 하는 경우도 많고 천차만별이라 애매합니다.

 

2. 결혼식 날짜 고려하기 ★★★★

 - "보통"은 없습니다. 1년 뒤를 날짜로 잡기도 하고, 급하게 3~4달 뒤로 잡기도 합니다. 개인 사정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성수기인 3~6월 및 9~11월을 노린다면, 원하는 예식장의 예약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 요일/시간은 보통 토요일 점심시간대를 제일 선호합니다. 일요일을 보통 하객 입장에서 싫어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날(월요일)에 출근해야되는데 피곤하다는 것이라고 하네요. 하객 입장이 되었을때 개인적으로는 토/일 상관은 없었습니다.

 - 점심시간대라도 디테일에 따라 하객 입장에서 불편함이 다를 수 있습니다. 지방 하객이 많은데 서울 11시, 12시를 잡게되면 올라오기 위해 일찍 일어나야 하는 문제가 있으니...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예식장 정하기 ★★★★

 - 서울 기준으로 강남에 워낙 많다보니 대부분의 예식이 이 쪽에서 열립니다. 그에 따라 스드메 업체들도 강남에 몰려있어, 결혼식 날 각종 동선이 짧아지는 효과가 있긴 합니다.

 - 지방 하객이 많으면, 버스대절시 버스 주차를 할만한 곳이 있거나 기차역과 가깝거나를 고려하고, 해당 도시의 하객이 대부분이면 주차나 대중교통 접근성을 따져보게 됩니다.

 - 동시/분리예식 여부, 밥 맛있는지, 홀 디자인은 어떤지 등등을 탐색합니다.

 - 종교가 있으신 분들은 교회나 성당에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급하게 예약하는 경우, "잔여 타임" 할인이라고 막판까지 안팔린 날짜/시간을 추가 할인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그렇다고 인기없는 시간대/날짜라는 것은 아님)

 

4. 스드메 정하기 ★★★★

 - 웨딩플래너 업체(베X굿 등)를 컨택하여, 업체가 제휴한 스드메 업체 중에서 선택하거나, 직접 알아보고 개별적으로 업체를 선정하는 경우(소위 "워킹")가 있습니다. 같은 스드메 업체를 고른다면, 오히려 전자가 공동구매 느낌이 있어서 견적가는 쌉니다.

 - 보통 추가금 없이 기본 계약견적만 따졌을때 2~300이면 가성비~보통 정도이고(현재 기준), 그 이상이면 조금씩 욕심을 내보는 단계입니다.

 - 요즘은 인스타에 워낙 홍보를 많이 하니, 스드메 업체들의 계정을 방문해서 포트폴리오가 어떤지 꼭 확인합니다.

 

5. 남자예복, 혼주한복/헤어메이크업 ★★★

 - 남자들은 예복 크게 신경 안씁니다.

 - 혼주한복, 헤어메이크업도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습니다. 유명하고 무난한 업체들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손품 파는 일이 덜할 수 있습니다.

 

6. 본식 스냅 및 DVD ★★★

 - 플래너 제휴업체도 있긴 하지만, 스드메를 제외하곤 꼭 플래너랑 할 필욘 없기 때문에 가성비 업체를 찾아서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단순 기록용으로 할거면 합쳐서 100~150 이면 아주 충분할 것이고, 각종 옵션을 더하면 부족할 것입니다.

 

7. 예물/예단(★★★) 및 프로포즈(★★★★★★)

 - 프로포즈는 꼭 해야합니다.

 - 프로포즈 선물로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맥X웨 같은 결혼준비 카페를 둘러보면 흔히 나오는 품목들이 있습니다. 여성분들이 대체로 좋아하는 물건들이니 자주 등장할 것이지만, 각자의 사정에 맞춰서 무리하지 말고 하도록 합시다. 다만, 비싼 물건을 선물해주는 것이므로 같이 고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 예물/예단은 요즘은 아예 안하는 추세도 있는데, 세상사 모든게 그러하듯 각자의 사정에 따라 하면 됩니다. 남들이 A 한다고 따라갈 필요 없습니다. 라고 말하지만 사람 마음이 또 그렇지 않기 때문에 잘 생각해야 합니다.

 - 아무튼 무언가를 구매할때는 백화점 웨딩마일리지, 백화점상품권 할인구매 등 각종 스킬을 동원합시다.

 

8. 신혼집(★★★★★★) 및 가전/가구 마련(★★★)

 - 따지자면 당연히 가전/가구보다 그걸 들여놓을 집 마련이 두배는 중요합니다. 부동산은 워낙 상황이 왔다갔다 하니.. 모두 다들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 가전은 한번에 많이 살거면 백화점, LG베스트샵 같은 곳에서 한번에 견적받고, 쓰던게 있어서 조금만 살거면 인터넷 최저가 사면 됩니다.

 - 가구도 비슷하게 접근하는데, 가전업체와 연계할인도 있으니 잘 챙겨봅시다.

 

 지금 위에 적은 것들은 정말 "개괄적인" 내용만 적은 것으로, 개별 항목마다 글 한편은 무조건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겁먹고 두렵다면 결혼을 못하겠지요? 행복한 결혼이 되기 위해 알아가야 할게 많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건 결혼 준비시 예비 배우자와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한발짝 양보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위의 문제들은 다 알아서 해결되게 되어 있습니다! 차근차근 카테고리별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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