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 처음 등록한 당신, 다양한 기구앞에서 숨을 헐떡거리며 육중한 무게를 들었다 놨다 하는 사람들에게 다소 기죽은 상태로 요 머신 저 머신 기웃기웃 해봅니다. 어떻게 써야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머신에 붙어있는 조악한 설명 그림과 글을 봐도 어떻게 하는지 감이 잘 안옵니다. 역시 헬스트레이너에게 전문적인 PT를 받아야겠습니다. 그런데 요즘 트레이너 중에는 제대로 가르쳐주지도 않고 시간만 때우는 양아치도 많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흙 속의 진주를 찾듯 좋은 헬스 트레이너를 고를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헬스트레이너의 기준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인사를 잘 하는 트레이너 

  나는 운동을 배우러 온 건데, 갑자기 웬 인사를 따지냐구요? 옛 어른들 말씀이 하나 틀린게 없습니다. 인사 잘하는 트레이너를 우선적으로 보아야합니다. 대부분의 헬스장 사장님들이 트레이너를 교육시킬때(사실 거창하게 제대로 된 교육프로그램을 짜는 사장님도 별로 없습니다만...)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인사'입니다. 회원이 헬스장에 들어왔을때 인사도 안하고 멀뚱~멀뚱 앉아있는 경우를 보신 적이 있나요? 상당히 뻘줌합니다. 가뜩이나 의지와 지식이 부족해서 PT를 등록하러 온 회원이라면, 뚱한 표정의 트레이너에게 지레 겁먹게 되고 PT를 등록하지 않지요. 그래서 트레이너가 기본적으로 PT에 대한 열의가 있다면 인사라도 잘 합니다. 그가 양아치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일단 PT에 관심이 있어야 가르치든 말든 하겠지요~?

 

  그리고 인사를 잘 할수록 '서비스업'이라는 PT의 기본 정신에 부합하는 사람이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헬스장에서 PT를 받는 행위 자체는 '재화'를 사는 행위가 아니라 사람의 실시간 노동을 가미한 '서비스'를 받는 것이지요. 즉, 서비스 공급자의 열의, 태도, 지식, 친절함, 인격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 월급주는 사장님이 인사 좀 열심히 하라고 시키는데도 안하는 트레이너, 월급주는 사장님이 돈 벌게 해주는 회원에게 인사 안하는 트레이너가 '서비스업'에 대한 기본 정신이 있을까요? 인사 잘 하는 트레이너일수록 '서비스 정신'이 깃든답니다. 앞으로 헬스장 입구에서, 아니면 운동하는 공간에서, 심지어 탈의실에서 홀딱 벗고 있을때도 어느 트레이너가 인사를 잘 하는지 한번 확인해봅시다.

 

'그랜절'까지 하실 필요는.... (출처 :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

2. 생활스포츠지도사가 있는 트레이너

  '생활스포츠지도사'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리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관리하는 자격증인데요. 연 1회 시험을 통해 보디빌딩 등 다양한 종목의 생활스포츠를 지도할 수 있는 자격증을 부여한답니다. 사실 이 자격증이 있어야만 법적으로 헬스트레이너를 할 수 있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지만, 트레이너가 아주 조금의 관심과 노력만 가진다면 충분히 딸 수 있는 자격증입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네, 직장인인 저도 땄습니다.... 그만큼 어렵지 않다는 의미입니다(시험 후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로 올리겠습니다). 사실 생활스포츠지도사는 『체육시설의 설치ㆍ이용에 관한 법률』 제23조 및 동법 시행규칙에 따라 일정 규모의 헬스장에 반드시 배치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도 제법 있다고 알고 있답니다.

 

  생활스포츠지도사가 있는 트레이너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우선 트레이너가 최소한의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생활스포츠지도사는 정말 최소한의 자격요건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있다고 해서 특출난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없으면 '얜 지금까지 뭐했나...' 소리를 들어도 크게 할 말은 없기 때문이지요. 생활스포츠지도사가 있다면 보통 노인/아동 스포츠지도사같은 다른 자격증도 따게 되거나, NSCA 자격증같이 다른 기관의 자격증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등 자가발전의 여지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별것 아니겠지만 최소한의 전문성과 지식이 담보됩니다. 필기과목의 운동생리학, 운동역학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을 공부하면서 최소한의 지식을 쌓게 되고, 실기구술을 준비하면서 운동자세와 보디빌딩 포징을 다시 한번 점검하구요, 마지막으로 각 대학별 체육학과 교수진의 연수와 헬스장 현장 실습을 통해 최소한의 역량 교육을 받습니다. 다만, 정말 '최소한'의 수준이기 때문에 생활스포츠지도사 없이 10년 트레이너 경력이 있는 사람과 비교했을때 오히려 역량이 떨어질 수도 있는... 말 그대로 '참고용'입니다.

 

(https://www.insports.or.kr/main/main.do 에서 시험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자격증처럼 눈에 딱 띄는 스펙 중 하나가 바로 대회 입상 실적인데요, 대표적으로 대보협 산하 대회(미스터코리아, 미스터 XX(지역명)), 각종 사설대회(NABBA 등)가 있습니다. 다만 대회 입상 실적과 가르치는 능력은 또 서로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3. 회원에게 카톡으로 지도를 많이 하는 트레이너

  회원에게 카톡을? 제목을 읽는 순간 회원에게 카톡으로 추파를 던지는 트레이너를 상상했을수도 있겠네요. 그런 트레이너를 말하는게 아니랍니다! 회원의 소중한 돈을 들여 하는 PT시간을 더 소중히 쓰게 위해 카톡으로 가능한 지도편달을 다 해주는 트레이너를 의미합니다. 대부분 이론적 내용일텐데, 대표적으로는 운동할 부위의 근육 설명(모양, 기시점, 기능 등), 운동 동작 시 주의사항, 영양 섭취 방법(총칼로리 계산, 탄단지 비율, 식사시간, 영양제 섭취 등) 등이 있겠네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설명하려면 끝이 없는 주제들입니다. 보통 1시간에 3~5만원, 비싸면 그 이상도 PT에 지불하는데, 운동을 빡세게 시키기에도 부족한 시간입니다. 실제로 주위 지인들의 부탁을 받아 운동을 시켜보니, 1시간 동안 가르치고 싶은걸 전부 가르치기에는 다소 버겁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카톡을 많이 활용했답니다. 물론, 공식 PT시간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트레이너의 의무도 아니지만 카톡으로 지식을 전달해주는 트레이너라면 꽤나 믿어볼만 하지 않을까요?

여배우와 트레이너의 카톡... (한소희 배우)

 

  단, 실제 운동 지도시에는 카톡을 하면 안되겠죠? 회원에게 운동을 시켜놓고 입으로는 갯수를 세주며 눈과 손으로는 핸드폰을 만지고 있는 트레이너들이 흔히 보이는데요. 대표적인 양아치 트레이너라고 볼 수 있겠네요. 회원이 PT를 받는 목적 중 하나가 정확한 운동자세의 습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트레이너 본연의 역할을 벗어난 행위라고 할 수 있죠.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파는 사람은 속여먹고, 사는 사람은 잘 속는 시장을 레몬 마켓(lemon market) 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중고차의 경우 딜러가 맘 먹고 차량의 결함을 속이려고 한다면, 구매자 입장에서 쉽게 이를 간파하기 어렵겠죠? PT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돈을 싸들고 오는 회원을 속이는 것은 트레이너 입장에서 매우 쉽습니다. 백지 상태의 사람을 속이는 것이니까요! 부디 여러분 열심히 트레이너를 간파하셔서 속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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